뭔가 허하고 놀기도, 바로 집에 들어가고도 싶지 않던 스물아홉. 서른을 몇 달 앞둔 어느날.
집에 가는 길 이긴하다. 하지만 지하철도 안타고 최대한 천천히 방황하듯 걸어가다
눈앞에 보인 대형서점에 별일 없이 들어가 본다.
그리고 제일 눈에 띄는 베스트셀러 코너 근처에서 발걸음을 멈춘다.
내 나이, 독한 단어, 그리고 뭔가 허전했던 내 눈에 띈 어느 책의 제목.
그 곳에서 난 그렇게 이 책을 처음 발견했다.
별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이 아님에도 제목이 주는 시의적절함은 나의 시선을 잡아끌었고
서른이 되어버린 지금, 내가 종종 이 책 제목을 언급했던걸 기억하고 있던 동생 덕에
난 나머지 부분을 다 읽을 수 있게 되었다.
나와 같지 않으면서 너무 비슷했던 아마리는
강력하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듯 그렇게 내 인생의 일부분을 지나쳤다.
대단하지 않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도 아닌, 흐리멍텅 하지만 선명한, 그런 말도 안되는 묘사처럼.
난 일년 후 지금의 나와 달라져있을 수 있을까?
+
엇 딱 내 나이네, 하고 집어들고 서서 읽는 그 상황에서도
머리 한쪽으론 일본은 생일 기준으로 나이를 새니까 난 아직 이 나이 아님
이러고 계산하고 있던 걸 떠올리며.
중요한건 숫자가 아니라 오늘.
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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