- Diary - Think

피아노

2021. 5. 25. 23:16

인생이 너무 재미없고 우울하다는 느낌이 들었고
이 상태로 집에 가면 천장만 보고 누워있겠구나,
쓸데없는 인스타만 보겠구나,
아무것도 안하겠구나 싶었다

향할 곳 없이 끓어오르는 분노와 커져가는 불안을
못 본척 누르고, 달래고, 숨을 참고 가라 앉혀 보지만
더는 못하겠다는 느낌 끝에 피아노가 있었다
이 감정 다 꺼내놓고 싶은데 피아노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
커리어 생각 전에 우선 당장 살고 봐야겠다 싶었다

충동적으로 간 피아노 학원에는 새로운 선생님이 계셨다
손가락은 미끌어지고 박자는 뒤죽박죽이지만
몇십년 만에 만난 소나티네가 너무 좋다
뭔가 하고싶어 설레는 기분은 너무 좋다

- clementi / sonatine / op.36-3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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